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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차/ 청차] 오룡차 공부 8

<무이암차>엔 국가표준이 존재한다. 2008년경 만들어졌으며, 총 5가지이다. 수선, 육계, 대홍포, 명총, 기종이 그것들이다.

 

1. 수선

 

수선의 원산지는 무이산이 아니라 건양이란 지역이다. 품종향은 꽃향이며, 청 대부터 계속 만들어 오던 차이다. 무이수선과 민북수선이 있는데, 전자를 사야 한다. 후자는 건양지역에서 생산되는 외산차이다. 수선은 100년 이상 된 노총이 많다.

 

수선의 차나무는 소교목형이다. 대부분의 무이암차는 관목형인데, 사이즈가 달라서 쉽게 구별이 가능하다. 찻잎이 살짝 더 큰 게 수선(소교목형), 작은 게 육계(관목형)이다. 물론 다른 것 중에서도 소교목형이 있긴 하다. 무이암차는 수선과 육계만 마셔도 충분하다. 다른 것들은 어차피 맛이 비슷하다. 시중에 가장 많은 무이암차도 수선과 육계이다.

 

 

2. 육계

 

무이산서 자라는 품종이다. 일제의 침략과 문화혁명으로 중단되었다가 80년대 이후 재생산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수선과 달리 노총은 없는 편이다. 품종향은 계피향, 신예(매콤하고 날카로운 느낌), 화향(꽃향), 화과향(과일향) 유향 등이다. 보다시피 매우 향이 풍부하며, 차에 따라 향이 다르다. 계피향은 농향으로, 보통 사람은 처음엔 안 좋아한다. 하지만 요새 무이암차는 대부분 청향이기에 일반인도 거부감 없이 마실 수 있다.

 

농향은 다시 청향과 농향으로 나뉘는데, 숯불에 탄배한 정도에 따라 구분지어진다. 이 때의 청향은 약하게 탄배한 것을, 농향은 강하게 탄배한 것을 의미한다.

 

{순불과수선 향불과육계}라 한다. '순'은 차 맛을 표현할 때 '부드럽다'는 의미이다. 수선보다 부드러운 차는 없으며, 육계보다 향이 좋은 차는 없다는 의미다. 수선이 가격도 착하며, 인기도 더 많다고 한다.

 

육계는 마케팅이 성공한 케이스이다. 육계의 육은 고기肉이다. 우육, 마육, 용육, 호육이 있다. 우란갱 육계는 우육, 마두암 육계는 마육, 구룡과는 용욱, 호소암 육계는 호육, 이런 식이다. 우육이 생산량이 적어 가장 비싸며(현지 도매가로 500g에 500만원 정도), 나머지의 가격은 서로 비슷하다. 마육이 자라는 지역에 해가 많이 비치고 생산량도 꽤 많아서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높다. 500g에 100만원 정도.

 

 

3. 대홍포

 

한 선비가 천심암 천심영락선사 앞에서 쓰러졌다. 선비는 선사가 주는 약을 먹고 나아 장원에 급제하게 된다. 고향가는 길에 감사하러 선사를 다시 찾았는데, 알고 보니 그가 먹은 약은 차였다. 선비는 본인을 낫게 해 준 차가 고마워 자기 옷을 차 나무에 덮어 둔다. 대홍포란 이름엔 이런 전설이 있다.

 

대홍포는 무이산 정암 구룡과에서 생산된다. 차나무는 관목형 나무로, 수령은 360년정도 된다. 이는 정말 오래 사는 것이라 한다.

 

_3-1. 모수

 

절벽에 어머니 나무(모수) 6그루가 있다. 이젠 나무 상태가 안 좋아 2006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잎을 따지는 않는다. 나무 한 그루를 '총'이라 하는데, 3총이 있다. 그리고 그 옆에 어느 날 새로 올라 온 1그루가 있다. 그 네 그루 옆에 다시 2그루가 있는데, 총의 줄기를 잘라 무성 번식에 성공한 나무들이다. 이 6그루 모수를 {3총 4과 6주}라고 하며, 과거 중요한 외교 때에 선물로 가기도 했을 만큼 귀하고 상징적인 차이다. 가끔 경매를 하기도 했는데, 90년대 어느 부자가 20g에 3천만원 정도에 사 간 적이 있다고 한다.

 

_3-2. 순종

 

문화대혁명기에 요월명이란 교수가 모수의 줄기를 잘라서 계속 무성 번식을 시도했다. 이는 최초의 시도였으며, 당시 상태가 괜찮았던 1, 2번 나무를 이용했다. 지금의 나무들은 그들의 후손이다. 순종의 순은 순수하다고 할 때의 그 자이다. 순수 순종은 그 향이 은은하게 오래 간다. 지금 대홍포의 화려함은 병배에 의한 것이다.

 

순종은 이제 더 이상 귀하진 않다. 우리가 지금 마시는 대홍포는 병배이며, 더 이상 대홍포에서 순종은 큰 의미가 없다. 차농들은 순종보단 병배의 개념을 더 중요시한다. 그래서 이젠 누가 만든 것이냐에 따라서만 달라진다. 예를들어 대홍포의 아버지라 불리는 진덕화 선생이 만든(병배한) 것은 매우 비싸다. 대홍포 시합에서도 어느 농가가 더 맛있게 병배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_3-3. 병배 (blending)

 

시장 대홍포의 99%가 이 개념이다. 90년대 이후로 생긴 기술인 병배는 상당히 중요한 기술이며, 특히 평차적으로 의미가 깊다. 진덕화 선생이 시초이며, 적어도 3가지 이상의 차가 들어간다.

 

예를들어, 진덕화 선생이 만든 것이 있다. 수선 혹은 육계를 베이스로 순종과 소품종을 섞으면 맛이 좋다. 처음 만들었을 당시엔 정말 오리지널 대홍포와 그 맛을 비슷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전문가들도 인정했다고. 순종은 초창기엔 넣었지만 2000년대 이후 상품화가 되며 현재는 아예 빼 버린 상태이며, 육계도 요샌 날카로운 느낌 때문에 넣지 않는다. 이들 대신 소품종을 2개 넣는다.

 

_3-4. 무이암차의 대명사.

 

대홍포란 이름은 더 이상 차 이름이 아니라 대명사이다.

 

_3-5. 기종

 

야생 채차. 민남에선 색종이라 하는 그것이다. 기종에서 발견된 수많은 품종들을 '소품종'이라 한다. 소품종은 생산량도 적고 시장에도 적다. 300~400개 종에 이르며, 중국 카페에서 가끔 파는 곳이 있다고 한다. 물론 한두 종. 무이암차인데 이름 이상한 것들이 있는데, 이들이 소(小)품종이다. 

 

지금도 기종에서 수많은 품종들이 개발 중이다. 민남은 저조하지만 민북에선 활발하다.

 

 

4. 명총

 

유명한 나무들, 유명한 품종들을 말한다. 전통 4대 명총과 현대 4대 명총이 있다. 이것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전자는 현지 차농들이 많이 애기하는 개념이다. 5가지를 다 합쳐서 5대 명총이라 하기도 한다. 명총은 다 특급이다.

 

전통 4대 명총: 대홍포, 수금귀, 백계관, 철라한

현대 4대 명총: 수금귀, 백계관, 철라한, 반천요

 

수금귀는 물, 금, 거북이 란 뜻의 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총의 나뭇가지가 거북 등처럼 꼬여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백계관의 백은 백화품종을 의미하고, 계관은 닭 벼슬이란 뜻이다. 4, 5월의 연두색 찻잎이 아름답다. 그 이후 커지면 일반적 잎들과 같다. 항상 위에 있는 것들(아와 잎)만 딴다. 철라한의 나한은 불교의 그 나한이다. 덜 화려하고 묵직하며, 약 같은 향이 난다. 오래 두면 한약같은 느낌이 있다. 반천요는 산봉우리 중간에서 발견된 것이다(삼화봉). 5대 명총 중 특징이 가장 덜 뚜렷하다. 다른 말로 밸런스가 훌륭하며, 부드럽고 내포성이 뛰어나다. 

 

 

+) 선물로 받은 대홍포가 맛이 하나도 없고 모양도 이상한 경우가 있다. 분명히 대홍포라고 적혀 있는데,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 중국 무이산의 야외 공연으로 인상대홍포라는 것이 있다. 한 번쯤 볼만큼 멋지다고 한다.

 

+) 차 우릴 때 생기는 거품은 사포닌이란 성분에 의한 것이다. 쓰고 떫은 성분이 바로 사포닌으로, 순한 맛을 좋아한다면 제거하고 먹어도 좋다.

 

+) 무이암차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탄배과정이다. 탄배를 약하게 하면 청향형 무이암차이다. 경화(輕火)라고도 한다. 대부분의 무이암차는 제대로 만드려면 중화 이상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요새 시장에서 파는 것 대부분은 경화차이다, 백계관 같은 것들.

 

+) 진덕화 선생은 바로 지난 2020년 10월 28일에 타계하셨다.

 

+) 백화품종은 흰 색이 아니다. 빛깔이 밝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