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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차/ 청차] 오룡차 공부 4

민남 오룡차 1. <철관음>

 

한 청년이 꿈을 꾸었다. 뒷산엘 가 보라는 어느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깨어 나 뒷산에 가 보았다. 보물은 없었지만 그곳엔 차 나무가 있었다. 그것을 가지고 마을로 돌아 와 심었는데, 차에 난꽃향이 풍부하고 매우 맛있었다. 이웃들이 차에 관해 물어 보니 '미여관음 중여철' 이라 하였는데, 찻잎이 관음보살처럼 아름답고 아(싹)가 많아 철처럼 무겁단 의미였다. 이것이 철관음에 얽힌 이야기다.

 

칠포유여향. 일곱 번 우려도 향이 남아있단 뜻으로 철관음의 두고 하는 말이다.

 

탕색은 금황이며, 난꽃의 은은한 향인 난화향과 잘 만든 묵직한 향인 관음문을 가졌다. 철관음엔 홍심과 청심 두 품종이 있다. 오리지널 철관음은 홍심으로, '아' 부분에 약간 붉은색을 띤다. 일반 시장에서 유통되는 나머지 철관음은 홍심 품종으로 보면 된다. 색만 다른 것이 아니라 홍심이 좀 더 짙은 맛을 가졌다. 하지만 철관음에 짙고 옅음을 따지며 마시진 않으므로 의미있는 차이는 아니다.

 

탄배과정을 뺀 것이 청향이다. 아주 뺄 수도 있고 조금만 탄배할 수도 있다. 90년대에 집집마다 냉장고가 보급되며 철관음에서 탄배과정을 빼 버렸다. 그랬더니 향이 너무 좋아져 인기가 매우 높아졌는데, 너무 인기가 많아지며 결국 2010년경 농약 사건이 터진다.

 

맛은 노목도 좋지만 향은 젊은 나무가 향긋하다. 그래서 차농들이 2-3년마다 차나무를 계속 새로 심었다. 당연히 나무들의 면역력은 떨어졌고, 농약을 계속 치게 되었다. 잔류 농약과 낮은 발효도( 향을 좋게 하기 위해 발효도 덜 시켰다)로 철관음 마시던 사람들이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고, 철관음의 이미지는 그 때 큰 타격을 입어 아직까지도 회복을 못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차인들에게 인기가 없어졌다고.

 

중국에서 누군갈 방문했을 때 '좋은 차를 대접하겠다'며 내어 오는 차가 대부분 철관음이며, '국민차'라고 불릴 만큼 소비량이 많다고 한다. 그러면 철관음이 한창 '유행'했을 때엔 대체 얼마나 많이 마셨다는 걸까..?

 

 

청향은 다시 농향과 청향으로 나뉜다. 이 때 둘을 나누는 기준은 탄배 여부가 아닌 발효 여부이다. 여기서의 농향은 발효를 제대로 한 차를 말한다. 물론 이전 단계의 구분에서 이미 청향이므로 탄배는 하지 않은 차이다. 발효된 차는 속이 안 쓰리고 맛이 좋다.

 

대부분의 농가차는 청향 철관음이다. 장기간 보관이 안 되므로 대량 생산이 어렵다. 또한 같은 농가라고 해도 날씨에 따라 해마다 품질(맛)이 달라질 수 있다.

 

앞서 철관음의 탕생은 금황이라 했는데, 요샌 그냥 황녹색이다. 요새 실제 철관음의 품질은 여기서 이야기한 만큼 좋지는 않다고 한다.

 

철관음도 녹차처럼(녹차는 더운 날 한 달이면 그냥 간다) 꼭 냉동보관 해야한다. 살 때도 냉동보관 된 걸 사야 하는데, 발효도가 낮아서 쉽게 상하기 때문이다. 차가 상한다는 건 맛이 없어진단 의미이다. 다른 음식처럼 상하진 않는다. 양심없는 상인은 섞어서 저렴하게 팔기도 하는데, 색으로 차의 상태를 알 수 있다.

 

철관음만 가을차도 좋다. 가을 철관음을 추관음이라 한다. 여름 것은 안 좋다. 나머지 오룡차는 봄에 만든 것이 가장 좋다. 

 

탄배 철관음을 지금도 만들긴 하지만, 공백기로 인한 기술 공백으로 썩 권하는 품질은 아니라고 한다.

 

 

좋은 차의 맛을 알고 나면 싼 차는 못 마시게 된다.

 

중국에 가면 '다예관'이란 곳을 볼 수 있는데, 이 곳에 좋은 차는 없다고 한다. 진짜 좋은 차는 차 시장 혹은 차 박람회에 있다.

 

철관음의 엽저는 오룡차 중 가장 두텁고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