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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차/ 청차] 오룡차 공부 11

대만엔 원래 차가 없었다.

 

청 대에 임봉지란 대만의 선비가 시험을 보러 대륙으로 건너갔다. 무이산에서 한 스님에서 차 묘목 36주(그루)를 받았는데, 안계에 24그루를 남기고 대만 동정산에 12그루를 심었다. 이것이 대만차의 시초 '동정오룡'이다.

 

무이산서 가져왔을 때 품종은 왜각오룡이다. 왜각은 다리가 짧단 뜻으로, 차 나무가 짧음을 의미한다. 대만으로 가져 와 품종 이름이 바뀌었는데, '청심오룡'이다.

 

 

 

90년대 이전 대만엔 청향차가 없었다. 좋은 차는 요새 계속 청향으로 만든다. 과정을 많이 빼 버린 것이다. 동청오룡엔 농향과 청향이 있다.

 

청차淸茶란 것이 있는데, 맑고 녹차스럽다. 살짝 발효시켰기에 오룡차로 봐야 한다. 하지만 발효도는 가장 낮다. 1아 3엽을 딴다. 정제 과정서 줄기 제거하고 잎만 남기에, 형태는 조형이다.

 

 

대만 차는 다양하다. 발효도는 12~75%에 걸쳐 있다. 12% 차는 문산포종이고, 75%차는 동방미인이다.

 

<문산포종> 문산은 산지이고 포는 '포장하다', 종은 '여러 품종'이란 의미이다. 예전엔 차를 한지같은 종이에 싸서 팔았으며, 포종은 옛날엔 모든 대만 차의 통칭이었다. 즉 {포종=차}의 개념이었다.

 

문산포종의 다른 이름은 '청차淸茶'이다. 발효도가 워낙 낮아 녹차스럽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동방미인> 벌레와 연관이 있는 차이다. 원칙적으론 차나무에 벌레가 생기면 안 좋다. 그래서 농약을 칠 수밖에 없는 건데, 동방미인은 오히려 벌레가 있는 쪽이 품질이 좋다.

 

소록엽선(=부진자)이란 해충이 있다. 다른 차 나무들에겐 치명적이지만 품종의 차이로 동방미인엔 괜찮은 벌레이다. 엄청 작고 똑똑하며, 날개가 있어서 툭 치면 날아간다. 찻잎을 먹지는 않으며, 차 안의 즙을 빨아 먹는다. 그 과정에서 눈으로 못 보는 구멍이 잎에 생기는데, 이를 통해 자연발효가 일어난다. 벌레가 많을수록 더 발효가 잘 일어난다. 또한 벌레의 침과 잎 안의 방향물질이 결합하여 독특한 화학물질이 생기는데, 독특한 향들이 난다. 오로지 동방미인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며, 청심대유라는 품종 덕에 그렇다. 이 품종은 맛이 없어서 차농들이 많이 재배하지 않는 품종이라 하니, 참 재미있다.

 

동방미인의 원래 이름은 팽풍차로, 대만 현지어로 '허풍친다'는 의미이다. 벌레먹어 발효도가 높아진 잎이 너무 아까웠던 어느 농부가 그 차를 그냥 팔았는데 의외로 너무 잘 팔렸다고 한다. 상식적으론 망친 농사의 차가 맛있을 수가 없었기에 사람들은 믿지 않았고, 농부의 허풍이라고 생각하여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지금의 이름 동방미인은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이 차를 마시며 한 말(oriental beauty)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그것 외에도 동방미인은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1아 2엽의 작고(어리고) 하얀(백호) 잎으로 만든다 하여 '백호오룡'이라 부르기도 하고, 색이 뚜렷하고 예쁘고 다양해서(희고, 붉고, 녹, 황, 갈색) '오색차'라고도 불린다. 색이 뚜렷할수록 품질이 좋다. 또, 옛 어떤 사람이 이 차를 마실 때 샴페인 몇 방울을 섞어 마셨는데 맛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샴페인오룡'이라고도 한다.

 

발효도가 높아 동방미인을 홍차라는 사람도 있지만 동방미인은 오룡차이다.

 

문산포종과 동방미인을 제외한 나머지 차들은 모두 전구형이다.

 

현지 차농들은 소록엽선을 '부진자'라 부른다. '자'는 물건을 의미하고, 뜰 부에 먼지 진 자를 쓴다.

 

동방미인은 소록엽선이 많이 생기는 다원이 비싸게 판다.

 

동방미인과 비슷하게 벌레를 이용해 만드는 귀비차와 밀향오룡이란 게 있는데, 모두 동방미인을 따라가진 못한다. 각각 동방미인과 품종 자체도 다르며, 깊이와 내포성이 동방미인에 비해 떨어진다.

 

동방미인을 제외한 다른 오룡차는 다 1아 3엽을 딴다.